먹는 즐거움이 어떠한지는 우리 모두가 다 알고 있습니다. 여전히 세게 인구의 많은 이들이 절대 빈곤 속에서 끼니가 없어 고통 받고 있지만, 문명과 경제가 안정된 지역에 사는 우리들은, 주님이 하신 말씀과 달리 건강관리와 입맛에 따라 무엇을 먹을까 약간(?)의 염려를 해야 합니다. 매일 먹는 음식에 변화를 경험하고 특별한 맛을 느낄 때 별미라고 합니다.  그런데 그 특별한 미각을 경험함도 매일 경험하면 별미가 될 수 없을 것입니다. 
 반복되는 일상을 즐거워하는 사람은 저를 포함하여 많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일상이 파괴될 때, 그 중요성을 체감하게 됩니다. 예를 들면 대개의 경우 정해진 시간에 출근하는 것을 고통스러워합니다. 그러나 그 일자리를 잃게 되면 그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 지를 깨닫게 됩니다. 우리의 별 관심거리가 되지 않는 호흡함도 건강하게 걸을 수 있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일상이 생기의 근원이 됨을 알게 됩니다. 
 우리가 함께 예배를 드리는 것도 얼마나 귀한 것인지를 예배의 자리에 나올 수 없는 상황이 되면 깨닫게 됩니다. 목사의 직분이 어떻게 보면 아주 특별한 것입니다. 그 이면에는 단순함과 반복이 중요한 부르심입니다. 일정한 시간에 기도를 하고, 말씀을 대하고, 책을 읽고, 묵상을 하고, 성도들을 찾아가고, 심방하고, 상담하고, 특별한 기도의 시간을 가지며 설교를 준비하기 위해 애를 씁니다. 이 루틴이 아주 중요합니다. 
 성도들의 입장에서 보면 수 십년을 신앙생활을 하신 입장에서 제한된 설교 분문을 반복되게 대하시면서 어떤 경우에는 설교의 내용을 미리 꿰뚫을 수 있는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토요 새벽기도 설교를 준비하면서 이 반복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생각하고 설교 중에 나누었습니다. 
 믿음이라는 것이 아주 특별하면서도, 이 믿음을 유지하고, 실천하고 적용하는 것에 있어서 그리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는 일상에서의 반복이 아주 중요함을 깨닫게 됩니다. 
 구약 시대 레위인들이 감당해야 하는 사역도 아주 특별하기도 했지만 아주 단순하고 반복적인 것이었습니다. 물을 길어다 놓는 노동부터, 장작을 준비하고, 성도들이 제물로 가지고 온 양과 희생제물을 죽이고 각을 뜨고, 정해진 율례를 따라 제사 드리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을 소홀히 여기면 안됩니다. 반복의 일상을 넘어 감사의 자리로 나가 하나님과의 연결됨에 무감각해지면 하나님과 무관한 무늬만 신앙인인 종교인으로 전락해 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상의 반복은 생명유지 장치입니다. 일상의 반복 속에서 하나님의 은혜, 하나님의 지혜, 하나님의 능력을 고백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