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이 육신이 되셔서 이 땅에 오셨습니다. 육신을 가진 생명체로 이 땅에서 희노애락, 생로병사의 삶을 목격하시고 공감하시고 친히 우리와 같은 인생을 살아내셨습니다. 바로 우리 예수님의 이야기입니다. 역으로 생각해 보면 말씀은 생명임을 깨닫게 됩니다. 다소 추상적인 개념의 말씀이 육신이라는 생명체로 보여지고 증거된 것입니다.

말씀이라고 하면, 성경을 떠올립니다. 성경책 안에는 활자로 인쇄된 내용들이 있습니다. 우리는 이것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인정하고 받아들입니다. 믿음의 역사입니다. 성경은 여느 다른 책과는 다릅니다. 우리는 성경책에 기록된 말씀을 통해 생명력을 공급 받는 자들입니다.

생명의 원천이시오, 생명의 근원자이시오, 창조자이신 하나님을 인간 스스로 알고 경험할 방법이 없습니다. 그러기에 하나님은 우리들의 언어로 하나님을 알 수 있도록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지혜로 성령의 감동을 받은 자들을 통해 기록하게 하셨습니다. 기록된 말씀이 살아 운동력이 있어서 읽고 묵상하는 가운데 하나님의 생명을 경험하고 살아나는 자들의 역사가 교회의 역사, 신자의 역사입니다.

나무와 식물이라는 생명체는 생명의 요소가 되는 물과 공기와 흙을 통해 생명력을 공급받아야 생명을 유지할 수 있고, 잎사귀를 내고, 열매를 맺을 수 있습니다. 힘써 뿌리를 땅 깊이 내리고, 줄기를 뻗어 자랍니다. 어김 없이 해를 향해 온 힘을 다해 뻗어 나갑니다.

제가 사랑하는 시편 1편의 말씀은 복 있는 자에 대하여 은유로 표현합니다. 물가에 심기운 나무와 같다고 합니다. 신자는 어떤 사람인가요? 물가에 옮겨 심기어졌습니다. 잘 자라도록 생명 얻은 자로 살도록 해 주신 것입니다. 생명의 원천이신 하나님께 심기어진 자입니다.

생명 있는 자로서 우리는 뿌리를 내리고, 가지를 뻗고, 꽃을 피우고, 열매 맺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환경에 좌절하고 갇히는 존재가 아닙니다. 잘 가꾸어진 정원이나 식물원에 가서 아름다운 모습에 감탄하기도 하지만, 진정한 생명의 경이로움을 경험하는 것은 전혀 다른 상황일 때가 종종 있습니다.

시멘트 바닥, 콘크리트 벽의 틈새에 뿌리를 내리고 잎을 내고 꽃을 피우는 식물을 종종 발견합니다. 저희 집 뒤편에 있는 주차장에 보라색 꽃이 피었습니다. 채 1인치가 되지 않습니다. 콘크리트 바닥 틈새에서 자란 것입니다. 조심히 파내어서 저의 작은 정원에 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너무 어려워 포기했습니다. 자칫 그 생명을 해할 것 같아서입니다. 우리는 어떤 환경도 이겨낼 수 있는 생명을 가진 성도입니다.